홍수난 유럽, 사탕무 수확 못했다…설탕 가격 꿈틀하나 [원자재 포커스]

입력 2023-11-21 10:31   수정 2023-11-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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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무 재배하는 유럽서 홍수
설탕 주산국 인도·태국도 이상기후로 몸살


설탕의 주 생산지역인 유럽연합(EU)에서 이상기후로 설탕 생산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커졌다. 홍수로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무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공급 부족으로 최근 고공행진한 글로벌 설탕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유럽 북서부 지역에 폭우가 내리며 들판이 침수됐다”며 “최대 재배국 프랑스 등이 수확하지 못한 사탕무들을 폐기해야 할 위험에 처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랑스 사탕무재배자협회(CGB)를 비롯한 유럽의 사탕무 재배 단체들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회의를 열고 사탕무 수확 차질 문제를 논의했다. 유럽은 일반적으로 9월부터 사탕무를 수확해 가공하지만, 유럽에 내린 폭우로 많은 사탕무들이 아직 땅에 묻혀 있어서다.

설탕은 사탕수수와 사탕무로 주로 만든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설탕 중 약 80%는 사탕수수에서, 20%는 사탕무로부터 원료를 추출한다. 아열대 지방에서 재배해야 하는 사탕수수와 달리 설탕무는 온대기후와 냉대기후에서도 자랄 수 있다.

유럽은 사탕무를 재배해 설탕을 만든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사탕무로 만들어지는 설탕 중 약 절반은 유럽에서 나온다. 사탕무를 주로 재배하는 국가는 프랑스 북부와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폴란드 등 유럽의 북쪽 국가들이다. 다만 설탕 소비량 자체가 많은 만큼 유럽은 설탕을 순수입한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프랑스에는 최근 1998년 이후 최장 기간인 32일 연속으로 비가 왔다. CGB는 프랑스의 사탕무 중 약 절반이 수확 지연으로 아직 땅에 묻혀 있으며, 일부 공장은 가공할 사탕무가 적어 가동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상황이 좋지 않다. 네덜란드 협동조합 로얄코선의 대표 아르위스 보스에 따르면 네덜란드 농부들도 여전히 기른 사탕무 중 50%를 수확하지 못한 상태로, 12월 1일까지 수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낮다. 그는 “100년 만에 가장 습한 날씨로 수확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독일 측은 “수확이 내년 2월까지 지연되면 서리로 인한 작물 손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에서도 폭풍과 홍수로 사탕무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의 설탕 생산 부진이 글로벌 설탕 가격의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3월 인도 원당(설탕의 원료) 선물 가격은 최근 12년 만의 최고치인 파운드당 27.95센트까지 올랐다. 글로벌 설탕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와 3위인 태국에서 엘니뇨 등 이상기후로 사탕수수 작황이 부진해서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에서는 내년 설탕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영국 에너지 업체 BP와 농식품 기업 번지의 합작회사인 BP번지 바이오에너지는 브라질 중남부에서 내년 4160만t의 설탕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대치다.

그러나 AP통신은 “브라질의 수확량은 2024년 후반에야 (전 세계 설탕 생산량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 전까지 아프리카 등 설탕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취약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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